"요즘 젊은이들 갈수록 제사 지내지 않아"
"농수산물센터 월2회 휴무 요구해야"
"경기 어려우니 제사도 작은 고기만 찾아"

21일 설 대목장이 열린 남부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고르고 있다.

설명절을 나흘 앞둔 21일 남부시장 장날. 지난 연말 증축된 주차장까지 만차가 됐다. 시장 내부에는 제수용품을 마련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노점상이 남부시장 가장자리까지 열리면서 일대에는 차량과 시장 손님들이 섞여 혼잡한 분위기였다.

그래도 시장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명절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고 했다. "콩나물 시루 같이 사람들이 밀려 들어올 때가 그립습니다"는 오중석(59) 상인회 회장은 "탑마트도 사업자 매장을 만들어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와 경쟁을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 설 쉬고부터는 농수산물센터가 매월 이틀 휴무 하도록 종용해볼 참이다"고 했다.

경호웰빙을 운영하는 김성제(49)씨는 "10년전에 비해 매출이 절반이 빠졌다. 고객들은 바뀌는데 상인들은 옛날을 못 벗어난다. 검은 비닐봉지를 대체한 소포장도 못하고 있다. 상인 인식이 내년부터는 꼭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남부시장에 고객쉼터와 상인휴식공간도 내년에는 꼭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허리춤에 맨 앞치마에 고무장갑 낀 손으로 거스름돈을 전달하던 어물전 한 상인은 "카드 결제가 된다고 붙여 놓았더니 손님이 제법 늘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래도 대부분의 매대는 카드 결제가 안되긴 마찬가지 였다.

시민들은 왜 전통시장을 찾을까. 시장 바닥에 물기가 축축하게 젖어도 시민들은 분식집에서 하얀 김을 내뿜는 어묵솥에서 군것질을 즐겼다. 분식집에서 순대를 먹던 한 시민은 "시장이 더 사람냄새난다. 그래서 왔다"고 했다.

조기 비늘을 대패로 벗겨내고 있던 삼천포앞바다 어물전 권유정(36)씨는 "시장 고객들이 경기가 좋을때는 3만3천원짜리 침조기를 샀는데 요즘은 손님들이 1만원짜리 작은 민어조기를 찾는다. 제사상에 올리는 고기도 양이 줄었다. 그렇다고 물건값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반합과 상 등을 판매하는 양산대복공예에는 설 대목이지만 찾는 이가 적었다. 어머니로부터 사업을 물려 받았다는 전승현씨(43)씨는 "요즘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인터넷에서 주문하는 사람들도 늘어서 가장 큰 타격이 됐다"며 "그래도 직접 물품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매년 새해 소망을 민생 경제 안정이라고 말한다. 정치권도 이에 부응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힌다. 그런데 정작 우리 시장 풍경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쇠퇴해 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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