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공시지가, 특성화고 대체부지로 유명세
우리마트, 365억원 매입…대형쇼핑몰 조성 예정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금산리 1504번지 일원. 아마도 올해 양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 땅의 주인이 이번에 결정됐다. 우리마트가 이곳에 대형 종합쇼핑몰을 조성하기로 하면서다. 우리마트는 지난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총 365억 원에 부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용지였던 이곳은 처음에는 고무줄 공시지가로, 다음에는 양산 특성화고등학교 대체부지로 유명세를 타다가 결국 처음 용도로 쇼핑몰이 들어서게 됐다. 지역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불과 1주일 전에 이곳에 특성화고를 추진하던 양산시의회는 입장이 머쓱해졌다.

우리마트가 이 부지에 눈독을 들인 것은 올해 초였다. 공시지가가 턱없이 낮아 은행 대출에 문제가 있어 한동안 접고 있었지만 부산과 양산의 경계에 있는 이 부지는 우리마트의 최대 관심지 중 하나였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후 양산시의회에서 이 부지 개별공시지가 산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부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당 245만 원이었지만 올해 들어 ㎡당 71만 원으로 대폭락했다. 인접지인 농수산물유통센터 부지가 지난해 ㎡당 227만 원에서 올해 233만 원으로 전년보다 상승한 것과 비교해 현격한 차이다.

이에 김효진 양산시의회 부의장은 지난 7월 1일 개별공시지가 이의신청과 재검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양산시도 잘못을 인정하고 지난 7월 31일 이 부지 개별공시지가를 ㎡ 당 235만 원으로 정정고시를 했다. 개별공시지가가 정상화되자 우리마트가 이 부지에 농수산물유통센터와 연계한 쇼핑몰 건립 계획을 착수했다. 메가마트도 이곳에 복합쇼핑타운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이 부지가 다시 전면에 떠오르게 된 것도 김효진 부의장이 나서면서였다. 김 부의장은 지난 17일 제163회 양산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양산시 특성화고 설립 부지를 현재 금산금빛마을 고등학교 예정부지가 아닌 금산리 1504번지로 선정해줄 것을 교육부와 경상남도교육청에 건의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김 부의장은 "현재 용역 중인 일반고등학교 부지는 4,300평 정도로 제대로 된 특성화고를 설립할 만한 면적을 충족하지 못한다"면서 "이곳은 1만평 이상의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석·금산 신도시에서 큰 도로를 건너지 않고 통학할 수 있고, 주변에 양산시 복합문화학습관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교육환경으로 최적의 장소"라고 밝혔다.

그러자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있었다. 서부광 금산금빛마을 이장은 "마을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학교부지가 나대지로 방치되지 않고 특성화고든 일반고든 하루 빨리 유치되는 것"이라면서 "김효진 부의장의 발언에 전화로 항의했고, 차후 주민들과 항의방문 할 계획까지 세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마트가 대형쇼핑몰을 세울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 이장은 항의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리마트의 대형쇼핑몰 건립계획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반면 불과 1주일 전에 이 부지에 특성화고 유치를 교육부에 건의한 양산시의회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한편, 우리마트는 최대한 빨리 대형쇼핑몰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마트 관계자는 "자금을 충분히 마련했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착공할 예정"이라면서 "입점 업체에 대해서도 주위에 의사를 계속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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