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一川)에서 용(龍) 난다는 말이 있는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꼭 맞는 말(言) 같다. 이름없는 시골마을, 진영 봉화마을에서 맨발로 논두렁, 밭두렁을 뛰어다니던 시골 소년이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

남들이 자랑하는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이 많은 부잣집에 태어난 것도 아니다. 또 서울의 유명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다. 진영 봉화마을의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비 문제로 대학을 포기하고, 독학으로 법학공부를 하여 모두가 선망하는 사법고시에 당당히 합격하였다. 권력자에 아부하여 권세있는 자리에 오르거나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범법자를 변호해주고 돈을 많이 받는 욕심많은 변호사도 아니였다. 

나라가 군사독재로 혼란하고 암담하던 시절,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데모를 하고, 학생운동, 노동운동에 몸을 던진 사람들을 위해 인간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변호해 주던 인간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권력자에 아부하고 거액의 수임료를 받는 재벌들의 부정축재를 변호하는 힘 있고 돈버는 변호사의 길을 단호히 거부했던 것이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권력의 최고봉인 일국의 대통령 되어도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부당한 거래로 재물을 축적하려 하지 않았다.

너무도 솔직하고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풍모를 잃지 않았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평민의 한사람으로 옛고향 봉화마을에 귀향했지만 부엉이 바위에 운명을 맡겼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살아생전 모습에서 권위주의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봉화마을에 귀향해 마을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막걸리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지금도 진영 봉화마을에 가면 그가 스스로 농사를 짖던 논밭이 그대로 있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따르던 전국의 수 많은 사람들이 '주말농장'형식으로 농사를 짖고 있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10주기를 맞아 탈권력 주의에 소탈하고 정직했던 그의 인품를 기리기 위해 전국에서 참배객들이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 우리들의 가슴에 서민 대통령인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신이 서렸다.

사람은 죽어서 관뚜껑을 덮고봐야 제대로 그 인물의 인품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한다. 해마다 5월 23일이 되면 봉화마을에 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추모하는 인파가 모여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올해도 2만여 명의 추모객들이 모여 들었다고 한다. 유모차를 끈 젊은 부부,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 밀짚 모자를 푹 눌려쓴 청년,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신사, 아이 손을 잡은 엄마, 등산복 차림을 아주머니 등 세대를 불문한 참배객들이 묘역을 찾았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자기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가지고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우리에게 뭔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 10주기를 맞아 이제는 슬픔보다는 그의 가치와 정신적 철학을 계승해 노 전대통령이 바랐던 '사람 사는 세상'의 꿈과 함께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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